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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이야기

삼각산 길상사

by k미야 2024. 11. 24.

불교 용어에 시절 인연이란 말이 있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단 말로 만날 사람은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되고 헤어질 사람은 아무리 붙잡아도 헤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부처님 말씀에도 인간은 인과 연에 의해서 생기기도 사라지기도 한다고 하신 것처럼 우리의 삶 자체가 인연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다는 말 아닐까? 길상사가 맑고 향기롭게의 정신을 이은 것도 길상화 보살님과 법정 스님의 인연도 보통 인연은 아닐 것이다. 법정 스님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길상사도 알게 되었다. 서울에 올 기회는 많았지만 시간에 쫓겨 지금껏 미루던 이곳 길상사. 지금부터 길상사의 가을을 느껴보자

길상사는 1970년대 대원각이란 요정에서 시작됐다. 군사정권 밀실정치의 산실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많은 부를 이룬 김영화 님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받아 이곳 대원각을 시주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에도 천억이 넘는 이곳을 시주받은 것에 말이 많았지만 10년 넘는 기간의 부탁에 법정스님은 이곳을  1997년 길상사라 이름하였고 이후 이곳은 맑고 향기롭게 도량으로 자리 잡게 된다.

지하철 한성대 입구에서 마을버스 타고 10분. 내리는 쪽으로 길상사 일주문이 보인다.

길상사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팻말

극락전 갈라지는 길에 앉아있는 동자승이 이곳이 도량임을 일깨운다.

동자승의 소담한 손바닥 위에 올라있는 동전들이 오고 가는 이들에게 정겨운 마음을 일으킨다.

길상사의 경내는 차가운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너무 아름답지만 왠지 서글픈...

경내에는 많은 건물들이 있다. 대원각 시절의 40여 채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다 한다.

스님들의 수행처 내지는 글방인 것 같았다.

아기자기한 돌탑과 불상들이 곳곳에 보인다.

개울의 왼편은 모두 스님들의 수행처인듯해서 조용히 사진만 담고 건너왔다.

길상화 보살님의 사당과 공덕비

            
길상화 보살님은 평생 은애하던 분을 멀리 떠나보낸 뒤 이곳에서 그분을 기다리며 평생 모은 돈을 카이스트와 절에 시주하셨다. 그 많은 재산이 아깝지 않으냐는 지인의 말에 답하신 말씀이 '천억 원이 넘는 이 재산도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하다'라고 하셨단다. 그분의 유언에 따라 돌아가신 뒤 눈 덮인  이곳 길상사 정원에 뿌려졌다 한다. 보살님의 평안과 극락왕생을 빌어본다.

오른편 길 끝 길상사의 제일 높은 곳에 법정 스님의 처소 진영각이 있다.

진영각 올라가는 길

                  

진영각

법정 스님이 입적 후 송광사로 가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무신곳. 왼편 화살표에 스님의 의자가 있다.

스님 의자 복제품. 불일암에도 똑같은 의자가 있다.

법정스님의 유언대로 스님의 유해는 이곳 진영각, 스님이 기거하시던 불임과 강원도 수류 산방 이렇게 세 곳에 뿌려졌다 한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시다 이곳에서 열반에 드셨지만 그 정신은 지금도 이곳 길상사 도량에서 맑고 향기롭게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영각에서  내려다본 경내

적묵당

집회장소나 우편발송 같은 일을 하는 장소.

극락전 들어가는 아치형 문

 

극락전

 

이곳 길상사는 극락전이 본 불전이다. 아미타 부처님을 본존 불로 관세음보살님과 지장보살님을 협시 불로 한 이유도 예전 대원각의 사연과 무관하지 않다 싶다. 어린 나이 이름 모를 영혼들의 애환과 한이 서린 이곳. 그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빌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길상선원

재가자들의 참선공간, 진영각에서 내려오는 길 왼편 오솔길 쪽에 있다.

오솔길에서 마주한 빨간 단풍과 석탑이 너무 조화롭다.

돌아 나오는 오솔길이 가을 산책로로는 제격이다.

설법전
설법전 앞 관세음 보살님

천주교 신자 최종태 님의 작품이라 그런지 성모 마리아 님과 비슷하다. 모든 종교의 극은 통한다 했던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며 종교의 화해를 염원한 것이라 한다.

설법전 앞 법종각
260년 넘은 수령의 보호수

보호수 뒤로 지장각이 보인다. 지장각 1층은 공양간이다.

7층 길상 보탑

종교화합의 상징이며 영안모자 백성학 님의 기증이다.

이렇게 길상사 한 바퀴를 돌아 나오면 다시 일주문이다. 왼편으로 해우소가 있다.
법정스님의 여러 글귀 중 이런 글이 있다. 11월을 인디언들은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지상의 모든 것들이 한동안 비워졌다가 다시 차오르는 달'  길상사를 돌아보고 나니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11월 한해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법정스님의 말씀대로 모든 것을 품어 주는 너그러운 숲이 되기 위해 다 함께 정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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