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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이야기

구례 오산 사성암

by k미야 2024. 11. 28.

새벽 5시 고속도로는 아직 어둠에 잠겨있다. 예전이라면 쌀쌀했을 날씨지만 11월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포근하다. 다음 주부터는 기온이 내려간다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오랜만에 들러는 사성암 그리고 지리산 둘레를 볼 설렘으로 피곤함은 저 편 어딘가로 간지 오래다. 역시 인간은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게 변한다.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다.

사성암 주차장

주차장이 보는바 협소하다. 이른 새벽이라 주차 가능하며 보통 산아래 입구 무료 주차장에 주차하고 마을버스나 택시를 타고 올라온다.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3400원 소인기준 2700원이다. 무료 주차장은 10시쯤 되면 장터가 열리니 구경할 만하다.

사성암 입구

눈에 익은 금강역사 석불이 방문객을 반긴다. 예전 유리광전 뜰에서 보았던 석불을 이렇게 올라가는 길에 새로 배치하니 예전의 답답함은 사라지고 도량을 수호하고 방문객을 지킨다는 의미로 더욱 좋은 것 같다.
과함은 아니함만 못하단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사성암 올라가는 길 1
사성암 올라가는 길 2
사성암 유리광전

드디어 유리광전과 지장전이 눈에 들어온다. 유리광전 암벽의 빨간 담쟁이덩굴이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마애 삼존불

경내 들어서면 제일 처음 보이는 부처님께 삼배의 인사를 올린다. 그리고 지금 밖에 볼 수 없는 운해를 향하여 종무소 왼쪽 길로 향한다. 공양간과 요사채를 쭉 따라가면 갑자기 펼쳐지는 운해.

운해1
운해2

구름 위에 서 있는 듯 신비로운 광경이다. 보는 모든 이들이 감탄을  내지른다. 이른 새벽길을 달려온 방문객들에게 자연이 주는 선물인 것 같다. 언덕 아래는 조금 위험하니 조심해서 구경하시길~~

삼존불위 유리광전

운해를 뒤로하고 약사여래불께 인사드리기 위해 위를 올려다보면 언제나 이 멋진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신다.

기와불사하는 곳

유리광전 올라가는 길 옆 기념품 공양미 초 등을 팔고 있다.

약사전(유리광전)
마애여래입상과 화엄성중

예전보다 뚜렷해진 듯한 마애 여래불 이시다. 바위에 음각 기법으로 새겨진 입상이 불상을 대신하고 있다. 9세기말 정도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전설도 있다. 예전 사성암은 물이 너무 귀해서 물공양을 최고로 쳤다한다. 절의 높이를 보면 수긍이 된다. 그래서인지 사성암에 오게 되면 항상 물을 준비하는 버릇이 생겼다.

약사전에서 바라본 지장전과 귀목나무
약사전에서 바라본 구례

구례의 아침이 깨어나고 있다.

종무소 앞뜰에서 본 나한전과 약사전
산령각 지장각 나한전 가는계단

 

계단 1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수도자의 기본자세.

계단 2

계단도 다시 다 정비된 듯하다. 예전보다 많이 깔끔하지만 예전의 모습이 더 산사의 모습같이 정감 있어 좋았다. 물론 나 만의 감상이다.

800년된 귀목나무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그 긴 세월 고고히 서서 어떤 역사를 보고 가슴에 품으셨을까? 경건한 마음으로 삼배를 올린다.

소원바위

뗏목 팔러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숨진 부인과 그 슬픔으로 병이 되어 죽은 남편이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신다 하니 소원지에 써 붙이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소원지는 5000원이다.
빽빽한 소원지와 바위에 붙어 있는 많은 동전들.. 모두의 간절한 소원들 이루시기를~~

산왕전 가는 길 돌탑

산왕전 가는 길. 돌탑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산왕전

예전에 왔을 땐 새로운 전각이 조금 어색했는데 몇 해동안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아 부처님 형상의 암벽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옆에 바위가 부처님 얼굴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잘 보면 정말 그렇게 보인다.

산신 할아버지

산왕전은 오산의 응축된 기가 모인 곳이라 하니 경건한 마음으로 앞에 서게 된다. 입체적인 산신 할아버지의 인상이 많이 자비로우시다. 모든 산에 계시는 영험하신 산신령님께 삼배의 감사 기도를 올린다.

도선굴

신라시대 도선 국사가 수도했던 동굴이라 한다. 예전 모습은 정말 자그마한 동굴 이였으나 지금은 뒤쪽으로 완전 트여 깨끗이 정비된 모습이다.

도선굴 내부

많은 이들의 소원이 밝게 빛나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초만 꽂아 둘 수 있다 한다. 화재의 위험을 낮추기 위함이라 한다.

도선굴 내부에서 본 산책길
오산 둘레길

이 데크를 따라 올라가면 꼭대기 쪽을 갈 수 있다. 난 여기서 그만~~

배례석에서 본 구례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화엄사 쪽 구례다. 수도승들은  이 쪽 배례석에서 화엄사 쪽을 향해 예를 올렸다고 한다.

지금의 산책길
예전의 산책길

배례석 표시가 없어도 예를 표할 것 같은 정경들이 펼쳐진다. 난 자꾸 예전의 모습이 그립다.

나한전(53불전)

산왕전에서 왼편 좁은 길을 내려오면 있는 전각이다.

석가모니불을 포함 53불을 모신전각
500나한

부처님 제자인 500 나한의 인상이 제각각 다른 모습이다.

나한전에서 본 구례의 아침

 

지장전

지장보살님을 모신 전각이다. 안이 조금 어수선 한걸 보니 아직 보수 중 인 것 같았다.

지장전에서 내려오다 본 사성암 경내이다. 스님의 예불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사성암의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려 한다. 언제나 평안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는 오산의 사성암. 너무 새로워지기보다는 그냥 세월과 같이 깊어져 갔으면 좋겠다. 아침은 이렇게 좋은 날씨로 시작하지만 저녁엔 비소식이 있다고 하니 불보살님들을 향한 감사의 삼배를 올리며 하산을 서두른다. 우리 모두 외면 보단 내면을 챙기는 사람이 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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