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을 오를 때면 고당봉과 미륵사 두 군데 사이에서 못 가는 곳에 대한 미련이 항상 있었다. 오늘은 다른 생각 없이 미륵사를 목표로 마음 잡았다. 내일은 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지만 오늘은 너무 청명한 5월의 하루다.
미륵사는 의상대사가 범어사를 창건하던 해인 678년 원효대사에 의해 금정산 고당봉아래 50m에 달하는 미륵봉 암봉을 병풍처럼 두른 자리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며 지금은 대한 불교 조계종 범어사의 말사이다. 바람마저 상쾌한 오늘 원효대사의 왜구를 물리친 설화와 좌선 바위, 쌀바위, 독성나반존자와 미륵불로 유명한 미륵사를 향해 출발해 본다.

범어사 위쪽 주차장에 주차하고 북문을 향해 출발하는 곳에 자리한 휴식처이다. 예전엔 길을 내고 다듬느라 어수선했었는데... 점점 휴식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범어사를 방문하시는 분들이나 등산객들이 평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이런 곳이 만들어져 너무 좋다. 오늘날 사찰들이 향해야 하는 길을 보여주는 듯해 불자로써 뿌듯하다.

이곳에서부터 북문을 향하는 길은 범어사 돌바다로 명명된 금정산 바윗길이 1.5km 정도 펼쳐진다.




북문 향하는 등산로에서 출발하여 300m 지점 정도 오른편에 위치한 금강암 입구이다.






범어사에서 출발하여 40여분 걸린듯하다. 예전보다 훨씬 빨라진 걸음에 뿌듯해하는 중이다. 내일 비 예보가 있더니 먹구름 한 조각이 바로 머리 위에 있다.

멀리서도 고당봉 위의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 주위에 약수터(세심정)와 화장실, 쉬어갈 수 있는 평상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고당봉을 오르는 많은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금정산 탐방 지원센터 위쪽 왼편으로 미륵사 가는 길이 보인다. 항상 이쪽을 보면서 고당봉으로 향했던 지라 처음으로 이 길 위에 선다.



이쪽이 맞나 싶으면 등이 하나 나타난다. 많은 분들이 다닌 길이라 길은 보이지만 등이 없으면 처음 가는 이들에겐 불안할 듯하다.



범종각 아래쪽으로 텃밭을 가꾸시는 듯하다. 깊은 산속이라 야생동물들에게서 지킬 수 있으려나 쉽다.^^




미륵암봉아래에 위치한 미륵사의 대표전경이다. 염화미소에서 비롯된 염화전 전각뒤에 보이는 바위가 미륵불이 좌선하는 바위 갔다 하여 좌선바위라고도 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을 본존불로 문수보살님과 보현보살님을 협시불로 봉안하고 있다.


염화전 내 탱화의 색채가 많이 강렬해서 인상에 남는다.


이 깊은 산속에 어떻게 이 전각과 불상들을 다 만드셨는지 정말 경외심이 일어날 정도다.

조금은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종각이며 보호 차원에서인지 출입을 금하고 있다.



칠성각 오르는 중간쯤에 위치한 쌀바위는 강원도 화암사와 마찬가지로 조금씩 나오는 쌀구멍을 많이 얻고자 하는 욕심으로 구멍을 넓혔더니 그 이후로 물이 나오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염화전 왼편에 위치한 전각으로 내부 천장 전면에 매화가 멋지게 그려져 있어 특이했으며 그 속에 미소를 띠고 앉아 계신 미륵불과도 조화로웠다.





창건 당시 원효대사가 바위에 손톱으로 그려놓은 마애불 흔적이 있던 자리에 독성각을 세웠다고 한다. 금정산 최고 높은 곳에 위치한 미륵사 도량 독성각에 스님의 예불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어 너무 좋았다.

예불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바라본 금정산의 푸르름에 할 말을 잃었다. 계속 미루다 너무 늦게 온 듯하여 죄송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한 번 발을 디디면 계속 오는 습성을 지닌지라 조만간 다시 올 듯하다. 예불을 마치신 스님께서 웃으시며 이곳은 발품을 팔아야 올 수 있는 곳이라 맘을 먹지 않으면 계속 못 오게 된다고 하시며 정말 좋은 인연을 만드셨다고 하신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가을에 오면 미륵바위의 장엄함과 사찰의 어우러진 모양이 더욱 두드러지며 멋질 것 같다. 다음을 기약하며 내려가야 하는 길은 무릎 조심하면서 살살 가야 할 것 같다. 행복한 마음이라 날아갈 듯 가볍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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